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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한국일보]'성대결절' 노래로 고친다2019-02-26 17:37:07
작성자 Level 10


 


'성대결절' 노래로 고친다

성대를 보호하려면

1. 큰 목소리를 오랫동안 내지 않는다
2. 디스코텍, 락카페 등 소음이 심한 곳을 피한다
3. 담배, 술, 커피를 줄인다
4. 실내를 건조하지 않게 유지한다
5. 취침 3시간 전에는 음식을 먹지 않는다
6. 후두를 직접 자극하는 초콜릿, 탄산음료, 목캔디 등을 삼간다
7. 복부를 심하게 압박하는 꽉 끼는 옷을 입지 않는다
8. 성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평소 물을 많이 마신다
9. 헛기침은 성대조직을 상하게 하므로 자제한다
10. 가능하면 애창곡을 자주 흥얼거린다

박상민, 양희은, 장혜진, 원미연, 홍서범, 박기영, 이은미, 김경호···. 이들의 공통점은? 물론 답은 '대중가수'이다. 질문을 바꿔 보자. 이 가수들의 공통점은? 머리를 요리조리 굴려도 언뜻 마땅한 답이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모두 '성대결절(結節 · 피부 위에 군살이 도드라진 것)'을 앓은 경험이 있다.

'청바지 아가씨' '무기여 잘 있거라'로 유명한 가수 박상민은 1997년부터 목이 아파 말을 하기 싫어할 정도로 고통을 받았다. 그는 다음 해 가을 미국에 건너가 치료를 받은 뒤 상태가 좋아졌다. 성대결절은 전인권, 신효범, 리아, 김장훈 등 고음을 자주 사용하는 대중가수나 성악가들에게 많이 생겨 '가수결절(Singer's nodule)'이라고도 불린다.

어린이의 경우 목소리가 큰 남아에게, 성인은 고음을 내는 여성에게 많다. 교사, 목사, 강사, 상인 등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사용하는 직업인은 가수 못지 않은 고위험 진단. 일반인도 각종 행사나 노래방에서 목청껏 스트레스를 푸는 일이 많아 환자가 갈수록 늘고 있다. 성격이 급하고 욕구불만으로 심하게 울어대는 어린이에게도 가끔 성대결절이 나타난다.

성대는 무척 예민한 기관

사람의 후두 속에는 작은 근육과 점막으로 이뤄진 두 쌍의 성대가 있다. 호흡을 할 때는 서로 떨어져 통로가 만들어지지만 목소리를 낼 때는 서로 붙게 된다. 붙어 있는 성대 사이로 우리가 들어마신 공기가 통과하면서 성대를 초당 100~300회 진동시키면 목소리가 만들어진다. 떨림판 작용을 하는 성대는 매우 부드럽고 예민하다.

특히 중앙 부위는 떨림이 가장 커서 무리하게 큰 소리를 내면 상처가 나기 쉽고 심하면 출혈도 생긴다. 힘을 잔뜩 주어 소리를 내는 긴장성 발성도 원인이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그 자리에 군살이 생겨 성대의 진동을 방해하기 때문에 목소리를 내기 힘들어고 변성이 온다.

재발 가능성이 60%나 되는 수술

성대결절 환자가 이비인후과에 가면 항생제와 소염제 등을 투여하고, 그래도 호전되지 않으면 수술을 권한다. 성대는 크기가 작고 예민한 만큼 다른 부위를 다치지 않도록 현미경과 미세수술기구로 조심스럽게 결절을 제거한다. 문제는 재발 가능성이 높다는 것.

1996년 대한음성언어의학회에 보고된 자료에 따르면 수술 환자의 40%만 목소리가 좋아졌고, 60%는 오히려 더 나빠졌다. 수술 후 3~4개월 정도는 목소리를 쉬어야 하는 것도 단점.

노래로 노래병 고치는 '발성치료'

노래로 생긴 병을 노래로 고치는 발성치료도 있다. 성악의 벨깐또(Bel canto)창법을 이용, 모음 발성과 호흡 조절을 통해 맑은 목소리를 찾도록 도와준다. 성대결절의 원인은 고음과 긴장성 발성, 소리를 부드럽게 내는 창법과 긴장을 풀어주는 복식호흡을 꾸준히 하면 성대가 튼튼해지고 상한 조직이 원래의 활력을 되찾게 된다.

국내에선 서울대 음대 출신의 중견 성악가인 테너 서동일씨가 지난 달 발성법을 이용한 전문치료기관(서동일발성치료연구원·02-556-8375)을 처음 개설했다. 그는 연세대 의대 음성언어의학연구소 발성치료부장을 겸하고 있다. 서씨는 "성대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발성습관을 꾸준히 유지하면 성대결절이 저절로 사라진다"며 "평균20회 정도의 발성치료로 80% 이상 완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목소리의 높낮이나 지속시간 등에 이상이 있는 음성장애, 노래를 부를 때 음질, 높이, 세기 등에 문제가 있는 발성장애에도 효과가 좋다는 설명이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출처 : 한국일보 의학,건강(p.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