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학원에서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4년 남짓 과학과목을
가르쳐 오고 있습니다. 학원 일을 시작한 뒤로는 목이 늘 지치고 힘들었고 그때마다 이비인후과에서
약을 지어 먹고는 좀 나아지면 또 무심히 넘겨 버리고는 했지요. 그러기를 여러 번 반복해
오던 중 2006년 3월 무렵부터는 쉰 목소리가 심하게
나며 전혀 제 목소리를 찾을 수가 없었지요. 은근히 걱정스러워 사진을 찍어보니
‘성대결절’과 ‘한쪽 성대마비’증상이 있다고 하더군요. 의사선생님말로는 일을 쉬던지, 직업을 바꾸라고 하셨지요. 지금 생각하면 불필요했던 약들을
그 이후로도 몇 달 간 먹어가며 버텨 보았지만, 증상은 점점 더 나빠질 뿐이었어요. 10월쯤에는 기어이 목소리가 끊기면서 나오지 않았지요.
수업을 하다가 몇 번을 멈춰야 했는지 모릅니다. 이제는 더 이상 버틸 수가
없겠구나 싶어서 일을 포기하려고 결심했을 무렵 성대수술에 대해 알아보다가 정말 우연히 발성치료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필연이었지 싶습니다.)
서동일 발성치료 연구원은 서울에 딱 한군데 밖에 없더군요. 수원에
사는 저로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을 감당해야 했지만, 수술을 해도 재발율이 높고, 무엇보다 일을 그만두지 않고도 치료가 가능하단 말씀에 속는 셈치고 치료를 시작하였지요. 10월 중순 무렵에 시작한 치료는 처음 일주일동안은 4일을
연속해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평소 목에 통증을 동반하고 있던 저는 계속되는 발성연습에 너무
힘들었지요. 이러다가 아예 말을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염려가 될 정도였지요. 첫날부터 ‘아에이오우’ 노래를 시키시는데 무척 당황스러웠지만 열심히 따라했고, 선생님과 함께 할 때는 목이 트이는 시원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일터로 돌아가면 치료 전보다 목소리가 더욱 안 나왔고, 목은 더욱
아팠지요. 나중에 깨닫게 되었지만 발성치료는 일종의 수술이었고,
수술한 날은 침묵으로 쉬었어야 했던 것이죠. 그랬다면 아마도 치료가 훨씬 빨랐을 것
같습니다.
둘째 주부터는 일주일에 3번정도
발성치료를 받았구요. 배로 깊이 숨을 쉬는 복식호흡이 중요한데 전 쌕쌕거리는 흉식 호흡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하셨지요. 성대를 마사지하는 숙제도 있었는데요.
제가 가지고 있던 오해 중 하나가 바로 무조건 목을 안 써야 낫는다는 것이었어요.
팔 다리도 운동을 해줘야지 튼튼해지는 것처럼 성대도 적절한 운동이 필요했고 바른 사용법이 따로 있었던 것이지요.
7회 정도 수업이 진행되었을 때 선생님께서 그러시더군요.
제 성대는 선천적으로 좌우대칭이 맞지 않아 매우 불리한 조건인데다가 너무 무리를 해서 망가진 것이라며 썩 좋은 소리를
기대하기는 힘들겠다구요. 너무 기대는 하지 말라는 식으로 이야기하셔서 내심 절망스러운 생각이
들었지요. 하지만 예쁜 목소리보다는 말이라도 제대로 하게 되기를 바라는 입장이었기에 계속 치료를
해 나갔습니다. 14회가 넘어 가면서 어느 순간 목소리가 끊기는 현상이 없어졌으며, 목소리 톤도 일정하게 유지되고 떨리던 음성도 사라졌지요. 저와
전화로 대화를 나누는 친구들도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겠다며 많이 좋아졌다고 하더라구요. 전
그 사실만으로도 무척 기뻤습니다. 적어도 강의하는데 큰 지장이 없었으며 무엇보다 어머님들과의
상담전화가 가능했기 때문이지요. 그전에는 어머님들이 제 목소리가 부담스러워 얼른 끊으려고
하셨었거든요.
벌써 19회째 치료가
내일입니다. 요즘은 노래하는 발성연습보다는 시낭송과 말하기 연습을 위주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시와는 전혀 거리가 멀었던 저이지만,
요즘 좋은 시도 외우고 낯 뜨겁지만 제법 감정도 실어 열심히 연습중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앞으로 시낭송연습을 열심히 해서 음반을 내보는 것이 어떻겠냐며 웃는 소리로 말씀하십니다. 아직도 제 목소리가 원래의 목소리로 돌아온 것은 아니지만 무난히 대화가 가능해진 것에 무척
만족하며, 앞으로 (10회이상) 치료를 더 받을 계획입니다. 꼭 제 원래의 음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며 일도 발성치료도 꾸준히 해 나가려고 합니다. 제 글을 보신 분들은
저처럼 뒤늦게 치료원을 찾지 마시고, 목소리에 이상을 느끼신 즉시 치료를 받으시기를 적극
권합니다. 시기가 늦어질수록 치료가 더욱 어려워지며 고생을 하게 된답니다. 목소리로 스트레스 받으시는 분들 그 스트레스의 고통은 겪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겠지요. 무조건 병원만 찾으시면 저처럼 병을 키우게 될지도 모릅니다. 꼭 발성치료 받으셔서 아름다운 목소리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목소리 때문에 고생하시는 모든 분들 파이팅! 해요.
[이 게시물은 운영자님에 의해
2008-03-18 11:25:01 옛날치료후기에서 이동 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