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리뷰 > 후기

제목[목소리가 않나옴] 이제 대화가 두렵지 않아요! 2019-02-14 16:53:33
작성자 Level 10

저는 학원에서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4년 남짓 과학과목을 가르쳐 오고 있습니다.
학원 일을 시작한 뒤로는 목이 늘 지치고 힘들었고 그때마다 이비인후과에서 약을 지어
먹고는 좀 나아지면 또 무심히 넘겨 버리고는 했지요.
그러기를 여러 번 반복해 오던 중 2006 3월 무렵부터는 쉰 목소리가 심하게 나며 전혀
제 목소리를 찾을 수가 없었지요.
은근히 걱정스러워 사진을 찍어보니 ‘성대결절’과 ‘한쪽 성대마비’증상이 있다고 하더군요.
의사선생님말로는 일을 쉬던지, 직업을 바꾸라고 하셨지요.
지금 생각하면 불필요했던 약들을 그 이후로도 몇 달 간 먹어가며 버텨 보았지만,
증상은 점점 더 나빠질 뿐이었어요. 10월쯤에는 기어이 목소리가 끊기면서 나오지 않았지요.
수업을 하다가 몇 번을 멈춰야 했는지 모릅니다.
이제는 더 이상 버틸 수가 없겠구나 싶어서 일을 포기하려고 결심했을 무렵 성대수술에 대해
알아보다가 정말 우연히 발성치료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지금 생각하면 필연이었지 싶습니다.)

서동일 발성치료 연구원은 서울에 딱 한군데 밖에 없더군요.
수원에 사는 저로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을 감당해야 했지만, 수술을 해도 재발율이 높고, 무엇보다 일을 그만두지 않고도 치료가 가능하단 말씀에 속는 셈치고 치료를 시작하였지요.
10
월 중순 무렵에 시작한 치료는 처음 일주일동안은 4일을 연속해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평소 목에 통증을 동반하고 있던 저는 계속되는 발성연습에 너무 힘들었지요.
이러다가 아예 말을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염려가 될 정도였지요.
첫날부터 ‘아에이오우’ 노래를 시키시는데 무척 당황스러웠지만 열심히 따라했고,
선생님과 함께 할 때는 목이 트이는 시원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일터로 돌아가면 치료 전보다 목소리가 더욱 안 나왔고, 목은 더욱 아팠지요.
나중에 깨닫게 되었지만 발성치료는 일종의 수술이었고, 수술한 날은 침묵으로 쉬었어야 했던 것이죠. 그랬다면 아마도 치료가 훨씬 빨랐을 것 같습니다.

둘째 주부터는 일주일에 3번정도 발성치료를 받았구요.
 
배로 깊이 숨을 쉬는 복식호흡이 중요한데 전 쌕쌕거리는 흉식 호흡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하셨지요.
성대를 마사지하는 숙제도 있었는데요. 제가 가지고 있던 오해 중 하나가 바로 무조건 목을 안 써야 낫는다는 것이었어요.
팔 다리도 운동을 해줘야지 튼튼해지는 것처럼 성대도 적절한 운동이 필요했고 바른 사용법이 따로 있었던 것이지요.

7
회 정도 수업이 진행되었을 때 선생님께서 그러시더군요.
제 성대는 선천적으로 좌우대칭이 맞지 않아 매우 불리한 조건인데다가 너무 무리를 해서 망가진 것이라며 썩 좋은 소리를 기대하기는 힘들겠다구요. 너무 기대는 하지 말라는 식으로 이야기하셔서 내심 절망스러운 생각이 들었지요.
하지만 예쁜 목소리보다는 말이라도 제대로 하게 되기를 바라는 입장이었기에 계속 치료를 해 나갔습니다.
14
회가 넘어 가면서 어느 순간 목소리가 끊기는 현상이 없어졌으며, 목소리 톤도 일정하게 유지되고 떨리던 음성도 사라졌지요. 저와 전화로 대화를 나누는 친구들도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겠다며 많이 좋아졌다고 하더라구요.
전 그 사실만으로도 무척 기뻤습니다. 적어도 강의하는데 큰 지장이 없었으며 무엇보다 어머님들과의 상담전화가 가능했기 때문이지요. 그전에는 어머님들이 제 목소리가 부담스러워 얼른 끊으려고 하셨었거든요.

벌써 19회째 치료가 내일입니다. 요즘은 노래하는 발성연습보다는 시낭송과 말하기 연습을 위주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시와는 전혀 거리가 멀었던 저이지만, 요즘 좋은 시도 외우고 낯 뜨겁지만 제법 감정도 실어 열심히 연습중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앞으로 시낭송연습을 열심히 해서 음반을 내보는 것이 어떻겠냐며 웃는 소리로 말씀하십니다.
아직도 제 목소리가 원래의 목소리로 돌아온 것은 아니지만 무난히 대화가 가능해진 것에 무척 만족하며, 앞으로 (10회이상) 치료를 더 받을 계획입니다.
꼭 제 원래의 음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며 일도 발성치료도 꾸준히 해 나가려고 합니다.
제 글을 보신 분들은 저처럼 뒤늦게 치료원을 찾지 마시고, 목소리에 이상을 느끼신 즉시 치료를 받으시기를 적극 권합니다.
시기가 늦어질수록 치료가 더욱 어려워지며 고생을 하게 된답니다. 목소리로 스트레스 받으시는 분들 그 스트레스의 고통은 겪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겠지요.
무조건 병원만 찾으시면 저처럼 병을 키우게 될지도 모릅니다.
꼭 발성치료 받으셔서 아름다운 목소리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목소리 때문에 고생하시는 모든 분들 파이팅! 해요.

[이 게시물은 운영자님에 의해 2008-03-18 11:25:01 옛날치료후기에서 이동 됨]